Heart full of soul - The Yardbirds
Stray cat blues - The Rolling Stones
Devil in me - 22-205
Come see me - The Pretty Things
Street girl - The Electric Banana
The letter - The Box Tops
One track mind - The Knickerbockers
Minstrel Boy - Dominic Murphy
The green hills of tyrol - Dominic Murphy
She moves through the fair - Dominic Murphy
Beautiful day - Courtesy of extreme music
The green fairy - KASABIAN
It'll never be me - The electric banana
Subterranean home sick blues - Bob Dylan
Sun O dilrubua dil ki yeh sada - Annu Malik
Club foot - KASABIAN
Train kept a-rollin' - The Yardbirds
Celebrity Suicide - Derek & Clive
<무간도>를 <디파티드>로 다시 써낸 윌리엄 모나한이, 또 한 번 홍콩 특화된 장르라고 여겨졌던 갱느와르를 영국식으로, 또는 윌리엄 모나한 식으로 비틀어 풀어냈다. 사실 <런던 블러바드>는 각본을 주로 써 왔던 모나한이 감독으로서 처음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여태껏 써 온 각본들을 봐 왔을 때, 확실히 이 감독은 헐리우드 범죄물의 긴박감과 홍콩 느와르 특유의 우수와 허무-굳이 꼬집자면 '허세'라 부를 법한-를 적절히 융합할 줄 아는 각본가였다. 둘 중에선 드물게도 우수와 허무 쪽에 무게를 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홍콩 느와르에 분명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누구든 알 수 있을 지라도, 그의 각본들을 '아류'로 폄하할 수 없도록 만드는 그만의 개성이 영화 면면에 지문처럼 묻어 있었다. 특히 홍콩 느와르의 공식과도 같은, 초점이 어지럽게 흔들리는 붉은 화면과 등장인물들의 눈동자가 말하는 깊은 고독과 혼돈에서 묻어나는 다소간의 기름기를, 영국의 회색 하늘처럼 화면의 채도를 뺀 화면을 교묘한 구도로 분할하여 연출해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영화의 기본적 얼개는 '강호'로 미화된 범죄의 세계에서 우애나 정의 같은 대의(大意)를 개과천선의 원동력으로 삼고 거기서 위기를 자아내는 동양 식의 느와르에게 빚을 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이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진 느와르물에서 빌려온 듯한 스타일 역시도 보인다. 감독이 갖고있는 장르에 대한 애정은 각종 느와르 스타일의 짜깁기를 만들어냈고, 아직 그 봉합점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스타일로, 그야말로 '런던 스타일'로 자리잡을 날은 그리 멀지 않다는 생각이다. 주인공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에 무려 여자가 끼어든다는 식의 시대착오적인 내러티브도 반감이 들지 않는다는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카사비안의 기타리스트 세르지오 피조르노가 선곡한 음악들은 자칫 평범한 느와르의 짜깁기로 전락할 수도 있었던 영화를 독자적인 '스타일'로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 '신의 한 수'였다. 음울함같은 것은 전혀 존재하지 않지만 그 자리를 고독이 메우고 있는 콜린 퍼렐의 눈동자와 메인테마곡인 카사비안의 'The Green Fairy'는, 적어도 나에게는 이 영화를 오래도록 기억에 머물게 만들 만한 것들이었다. 특히나 박스탑의 'The letter'같은 경우는 영화를 보면서 '이 장면엔 이 노래가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나와서 놀랐던 사례. 글의 첫 부분에 사운드 트랙들을 적어 놓은 것도 이 영화의 가장 '취향이었던' 부분이 음악이어서다.
내용 면에서 다소 부족했다고 느껴졌던 것은 극중 인물들이 품고 있는 사연을 풀어 놓는 것을 주인공, 그것도 콜린 패럴이 분한 '미첼'의 이야기에만 국한했다는 점이다. 콜린 패럴의 이야기에 다른 인물들이 조력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얽혀있는 이상, 주인공 이외의 인물들을 움직이는 동기에 대한 설명은 간략하게라도 필요하다. 모든 것의 원인과 결과를 '허무'로 꿰매 버리기에는 충분히 더 매력적일 수 있는 이야기였다. 갠트는 미첼과 자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조던은 왜 굳이 미첼에게 목숨을 위협당할 정도의 조력을 했는가? 결말은 이해할 수 있어도 거기까지 치닫는 과정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다른 느와르와 비교했을 때도 주요 등장인물들이 많은 것이 아닌데, 감독이 제공한 내러티브나 극중 분위기로는 설명될 수 없는 어떤 사연들에 대해서는 인물들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서라도 짚고 넘어갔어야 했다. 모두가 낭만적인 인물이었지만, 자신이 로맨티스트임을 과시할 수 있는 특권은 오로지 미첼에게만 주어졌다.
사실 이 영화는 이미지와 음악을 빼고는 남는 것이 없는 영화다. 아니, 그것 빼고 남는 것이 없는 영화라고 말하기보다는, 그것들을 남겨두어, 관객을 일상으로부터 고독의 심연으로 잠깐 떨어뜨려주는, 그런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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