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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크루즈

카운슬러, The Counselor 의 인트로는 몹시 근사하다. 등장인물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먼저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나 익숙하다. 우리는 이내 카메라가 비출 인물의 얼굴을 알고 있다. 이윽고 클로즈업된 화면에, 마이클 파스밴더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모습을 드러낸다. 감독이 배우에게 느끼는 자부심과 배우 자신이 스스로에게 느끼는 자부심이 동시에 관객에게 전달되며, 배우 고유의 아우라에 압도당한다. 하비에르 바르뎀과 카메론 디아즈의 등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실 이 초반부로 소개한 것은 현실세계의 배우들과 감독일 뿐, 의 등장인물들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하지만 스크린을 넘쳐흐르는 그 자신감에, 이어질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래서 바짝 집중하고 이야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 더보기
로마 위드 러브, To Rome With Love 우디 앨런과 홍상수는 어쩐지 닮은 꼴이다. 어쩌면 홍상수가 우디 앨런을 벤치마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노골적인 남녀 관계의 묘사를 작품세계의 중요한 소재로 삼는다는 특징도 그렇고, 특정 지역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간에 천착한다는 점도 유사하다. 이처럼 두 감독의 스타일에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홍상수의 영화에서 그가 서촌이나 북촌같은 공간에 다소 어거지로 이야기를 밀어 넣으려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우디 앨런은 유럽의 유명한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자체를 이야기로 만든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굳이 약점이라 부를만한 것을 찾는다면, 미국인으로서 유럽을 관찰하는 시각을 사용하는 탓에 그 지역에 대한 편견이나 일반화로 보일 수 있는 부분들이 존재한다는.. 더보기